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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홈] 228 : 티에리 앙리의 아스날 마지막 골 회상 (장문)

집도리1 2025. 2. 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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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

 

 

정확히 13년 전 오늘, 티에리 앙리가 아스날에서 기록한 228번째이자 마지막 골이 터졌습니다.

 

그 순간은 아스날 역사에서 매우 특별한 날로 남아 있으며, 그의 경이로운 거너스 커리어를 완성하는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전 영웅이 되거나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 돌아온 것이 아닙니다. 단지 팀을 돕기 위해 왔을 뿐이에요."

 

이것이 2012년 1월, 4년 반 만에 아스날로 임대 복귀할 당시 티에리 앙리가 했던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다시 한번 모든 기대를 뛰어넘었고, 자신의 아스날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잊을 수 없는 순간들로 장식했습니다.

 

그가 복귀전을 치른 FA컵 3라운드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감정을 폭발시키는 결승골을 터뜨렸을 때, 그것만으로도 그의 복귀는 충분히 의미 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당시 34세였던 그는 아스날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팬들에게 또 한 번의 황홀한 순간을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가 2012년 겨울, 다시 런던으로 돌아오기까지의 배경을 살펴보면 더욱 흥미롭습니다.

 

티에리는 06/07시즌이 끝난 후-아스날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으로 이전한 첫 시즌을 마친 뒤—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이 이끌던 바르셀로나로 이적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주로 측면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그는 이적 첫 시즌에 모든 대회를 통틀어 19골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기량을 발휘한 것은 그다음 시즌이었습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한 첫해, 티에리는 모든 대회를 합쳐 26골 터뜨리며 팀이 라리가,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UEFA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석권하는 트레블 달성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세 번째 시즌부터는 영향력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그는 여전히 라리가 우승, UEFA 슈퍼컵, 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특히 슈퍼컵과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선발 출전하며 팀의 승리를 도왔습니다.

 

2010년 7월, 티에리는 MLS 뉴욕 레드불스로 이적했고, 2011시즌 팀의 최다 득점자로 활약했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뛰는 동안에도 아스날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MLS 시즌이 3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덕분에, 그는 비시즌 기간 동안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2011년 1월 처음으로 런던 콜니에서 아스날과 함께 훈련을 소화했습니다.

 

몇 달 후, 그는 다시 런던으로 돌아와 의미 있는 경기를 치렀습니다. 뉴욕 레드불스의 주장으로서 2011년 에미레이츠 컵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해 말, 그는 다시 북런던을 찾았습니다. 바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앞에서 자신의 동상을 공개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2012년 1월, 그는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아스날에서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훈련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마루앙 샤막과 제르비뉴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참가를 위해 팀을 떠나면서, 아르센 벵거 감독은 공격 옵션이 부족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로빈 반 페르시는 팀 공격의 핵심이었고, 시오 월콧이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었지만, 그 외의 선택지는 경험이 거의 없는 박주영뿐이었습니다.

 

그렇게 2012년 1월 6일, 여러 차례의 추측 끝에, 우리는 공식적으로 '왕의 귀환'을 발표했습니다.

 

"우리는 티에리와 1~2월 동안 함께할 것이며, 이후 그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벵거 감독은 단기 임대 계약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두 달 동안 그는 드레싱룸과 경기장에서 팀에 엄청난 자산이 될 것입니다. 그는 큰 부담 없이 편안하게 뛸 수 있으며,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앙리 역시 이 기회를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절대 유럽에서 다시 뛰지 않겠다고 항상 말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사랑하고 응원하는 팀이 저를 다시 불러준다면, 거절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죠."

 

"설령 단 5초, 1초라도, 혹은 단순히 드레싱룸에서 선수들과 이야기하는 것뿐이라도, 전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리고 복귀한 지 단 3일 만에, 그는 FA컵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경기의 유일한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그것은 명실상부한 티에리 앙리 클래식이었습니다. 알렉스 송이 왼쪽 측면에서 절묘한 패스를 찔러주었고, 앙리는 빠르게 침투한 뒤 오른발로 낮고 정교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몸을 열어 각도를 만든 뒤, 다이빙하는 골키퍼를 넘겨 먼쪽 포스트 안으로 정확하게 밀어 넣는 마무리—그야말로 그 시절 그 앙리가 돌아온 순간이었습니다.

 

 

 

 

 

 



 

1,834일 만에 터진 한 골

 

 

리즈전에서 터진 골은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앙리는 다음 네 경기에서도 후반 교체 출전했지만, 득점은 추가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스완지 원정에서 2-3으로 패했고, FA컵 4라운드에서는 애스턴 빌라를 홈에서 3-2로 꺾었습니다. 이후 볼턴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뒤, 블랙번과의 홈경기에서 7-1 대승을 거두며 다시 반등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사실 블랙번전에서 티에리는 자신의 228번째 골을 기록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후반 교체 투입되었고, 스코어가 6-1이던 경기 종료 직전 추가골을 터뜨렸습니다. 센터 서클 부근에서 상대의 헐거운 패스를 가로챈 뒤 빠르게 돌파해 로빈 반 페르시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을 전개했고, 이후 슈팅이 스콧 단의 몸을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당시에는 명백한 오심을 바로잡아 주는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논란이 즉시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애매한 득점 여부를 결정하는 ‘판정 논란 위원회’는 시즌 동안 단 몇 차례만 열렸습니다.

 

결국 3개월이 지난 5월이 되어서야 그의 골이 공식적으로 취소되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슈팅이 골문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소 가혹한 판정이었지만, 공식 기록상으로는 상대팀의 자책골로 처리되었습니다.

 

즉, 잠시 동안 그의 마지막 골은 229번째 골로 기록되었으나, 결국 공식적으로 인정된 마지막 골은 228번째 골이 되었습니다.

 

 



 

그의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는 새 감독 마틴 오닐 부임 후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던 선덜랜드 원정을 떠났습니다.

 

경기 내내 균형이 유지되던 중, 티에리는 후반 66분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을 대신해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투입된 지 불과 4분 만에, 제임스 맥클린이 선덜랜드의 선제골을 터뜨렸습니다. 다행히도 아론 램지가 곧바로 동점골을 터뜨렸고, 경기는 1-1로 접어들며 후반 추가시간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경기 시간 90분 22초에 티에리의 마법 같은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왼쪽 측면에서 깊숙한 크로스를 올렸고, 티에리는 문전에서 이를 정확히 연결하며 가까운 거리에서 시몽 미뇰레를 넘어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그 골은 아스날 원정 팬들이 자리한 바로 앞에서 터졌고, 순식간에 환희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승점 3점을 확보한 후, 아스날의 역대 최다 득점자는 자신이 아스날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 올려놓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결국 시즌 마지막 날에 확정되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토트넘과 단 1점 차로 마감했으며, 선덜랜드에서 얻은 두 점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이 기록 덕분에 북런던 라이벌인 토트넘보다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는 팀 기록도 유지되었습니다.

 

그래서 티에리 앙리의 마지막 골은 첫 골을 넣은 지 12년 반 만에, 그리고 가장 최근의 프리미어리그 골에서 5년 1주일(1,834일) 만에 터지게 되었습니다.

 

그의 기록적인 득점은 총 377경기에서 58개 팀을 상대로 올린 결과였으며, 이안 라이트의 옛 기록을 43골 차이로 넘어섰습니다.

 

이제 새로운 목표가 설정되었습니다. 아스날에 입단한 모든 공격수는 우리의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되려면 아스날 유니폼을 입고 228번 이상 득점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킹'은 여전히 티에리 앙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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