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잭 고헌] 맨시티 클럽 월드컵 동행 멤버 중 4명은 떠나야 한다… 과르디올라는 ‘미드필더 12명’을 어떻게 처리할까?
조용하지만 완벽했던 출발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이 묵고 있는 플로리다 동부 해안의 해변 호텔에는 투숙객 전용의 반 마일 길이 개인 해변이 있다. 일광욕 의자와 고급 카바나 사이로는 대서양을 바라보며 그늘이 드리워진 제로 그래비티 의자도 놓여 있다.
시티의 새로운 시대 첫 2주는 마치 중력이 사라진 듯 가벼웠다. 새로 합류한 코치들이 선수들과 빠르게 융화되었고, 실력 차가 큰 상대를 상대로 두 번 연속 쉽게 승리를 챙겼다. 너무 편안한 경기였기에 일카이 귄도안은 알 아인과의 6-0 대승 직후 경기 초반 집중력이 부족했다며 동료들을 질책할 정도였다.
이튿날, 유벤투스와의 조 1위 결정전을 앞두고 시티는 클럽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고, 펩 과르디올라는 선수들과 함께 해변가에서 회복 훈련에 나섰다. 두 번의 터치로 공을 주고받는 미니 게임이 벌어졌고, 과르디올라는 티자니 레인더르스를 포함한 선수들이 볼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할 때마다 즐거워했다.
균형 맞추기에 직면한 과르디올라
결과가 어떻든, 이번 여정은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지난 시즌의 그림자를 털어내고 새 출발을 알리는 의미 있는 여정처럼 느껴졌다. 과르디올라는 미국 US뱅크 사내 시상식에서 제공한 맞춤형 배구공을 들고 놀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중대한 결정들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풋볼 디렉터 치키 베히리스타인은 팀을 떠난다. 이후에는 우구 비아나가 단독으로 업무를 맡게 된다. 선수 영입이 줄을 잇던 초반과 달리, 향후 시티의 이적시장 행보는 대부분 반대 방향이 될 것이다.
과도한 스쿼드 규모
프리미어리그 개막까지는 7주가 남았지만, 현재 스쿼드 규모는 지속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 투어에는 27명의 선수가 동행했으며, 잭 그릴리시, 제임스 매카티, 부상 중인 마테오 코바치치는 별도로 훈련 중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원래 10명 정도의 아카데미 유망주를 미국에 데려올 계획이었지만, 매 경기일마다 대기 명단에 들지 못하는 선수가 다수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계획을 철회했다. 남겨진 유망주들은 경기 중 훈련만 하게 될 예정이었고, 과르디올라는 그것이 사기 진작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의 벽
프리미어리그 규정에는 부합하더라도, 챔피언스리그 등록 기준에는 맞지 않는다. 시티는 외국인 선수가 너무 많고 홈그로운 선수가 부족하다.
세부 규정에 빠져들기 쉽지만, 기본적으로 리그와 유럽 대회 모두 외국인 선수는 최대 17명만 등록 가능하다. 여기에 최근 영입된 네 명의 유망주(비토르 헤이스, 클라우디오 에체베리, 사비뉴, 압두코디르 후사노프)는 리그에는 등록 가능하지만 유럽 대회에는 불가능하다. 사실상 시티는 챔피언스리그 등록 가능 인원이 21명이지만, 이 중 17명만 쓸 수 있다.
잭 그릴리시와 잉글랜드 U-21 주장 제임스 매카티가 모두 팀을 떠난다고 가정하면, 홈그로운 자원은 5명으로 줄어든다. 이 숫자에는 U-21 자격의 리코 루이스, 니코 오라일리는 제외되어 있다. 대신 잉글랜드 아카데미를 거친 네덜란드인 네이선 아케와 노르웨이인 오스카르 보브는 홈그로운 규정에 해당된다.
누가 떠날 것인가
이 모든 규정을 고려하면, 이번 투어에 참여한 선수 중 최소 네 명은 완전 이적 혹은 임대로 팀을 떠나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챔피언스리그 명단에서 선수를 제외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문제는, 선수들은 하나같이 팀에 남고 싶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공개적으로 내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입장을 밝힌 이는 베르나르두 실바였다. 과르디올라는 팀 내 리더십 체계를 해체하고 실바에게 주장 완장을 넘겼다. 이는 20년에 가까운 기존 체계를 뒤엎은 것이었고, 주장직을 내려놓은 카일 워커의 퇴진 이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실바는 계약 마지막 1년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다음은 존 스톤스였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많이 결장한 만큼 만회를 원하며, 이적설에 대해 "차단하겠다"는 단호한 표현을 썼다. 갈라타사라이의 관심을 받고 있는 귄도안도 유사한 입장을 밝혔지만, 앞의 두 선수만큼 강경한 어조는 아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세 선수는 팬들 사이에서 ‘세대교체 대상’으로 가장 자주 언급되던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시티가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향해 치열하게 싸우던 막판에 이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미드필더 대혼잡
여기가 바로 우구 비아나가 정리를 시작해야 할 구역이다. 알 아인을 상대로 멋진 프리킥 골을 넣은 후 발목 부상으로 보호 부츠를 착용 중인 에체베리는 원래 리옹의 타깃이었지만, 재정 문제로 인해 리그 2로 강등되며 협상이 무산됐다.
더 큰 그림 속의 실험들
여기에 울버햄튼에서 이적해온 라얀 아이트-누리의 등장도 변수가 된다. 그는 데뷔전에서 왼쪽 측면을 활발하게 돌파하며, 드리블 횟수에서 팀 내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만약 이와 같은 역할이 계속된다면, 제레미 도쿠나 사비뉴 중 한 명은 이른바 ‘13번째 미드필더 옵션’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시티가 다가오는 8월 시즌 개막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한 실마리는 유벤투스와의 경기에서 더 뚜렷해질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맞이하는 강팀이기 때문이다.
과르디올라는 통상적으로 백3 전술을 피하지만, 지금은 펩 레인더스를 옆에 두고 새 시도를 하는 중이라 확신할 수 없다.
분명한 건, 우구 비아나가 미국에서 떠날 때까지 어떤 선수가 팀을 떠나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부 선수들에게는 "당장 성적을 내야 한다"는 말이 과장일 수 있지만, 이것이 단순한 휴가는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