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축구

사우스햄튼의 '골키퍼 시프트'

by 집도리1 2022. 8. 14.
300x250
반응형

 

 발이 더 빨라진다. 혼자 다른 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이 있어야 할 지역에서 나온다. 흰색으로 둘러싸인 페널티 박스를 나오는 순간, 사이즈가 일그러진 것처럼 보이는 장갑은 마치 바람에 날리는 폼 핑거처럼 보인다.

 

 이제는 더 많은 것들을 볼 전망이다. 새로운 스타일이 정착했기 때문이다. 본지는 이를 '골키퍼 시프트'로 명하고자 한다. 사우스햄튼이 공을 소유했을 때와 관련된 모든 내용들을 설명하려고 한다. 

 

 2년 전 골키퍼 코치 앤드류 스파크스가 합류한 이후로 사우스햄튼은 후방에서 공을 전개하는 방식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골키퍼들은 단순히 공을 멀리 차거나 선방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역할을 맡게 되었다. 

 

 30대에 접어든 프레이저 포스터는 예외적인 경우였다. 201cm에 달하는 거구였지만, 발이 느리고 골라인에서 나오지 않는 성향이 단점으로 지적되곤 했다. 포스터의 대체자였던 32세 알렉스 맥카시도 마찬가지로 나오기를 머뭇거렸고 기존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코로나로 인해 중단됐던 2020-21시즌이 스파크스가 변화를 가져온 첫 번째 시즌이다. 포스터와 맥카시는 팀의 높은 수비 라인을 넘어오는 공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기보단 위험을 감수하고 스위핑을 하도록 지시받았다. 스파크스는 골키퍼들이 전술적으로 유연하기를 원했다. 언제 뒤에서 패스로 전개하는 게 적절하고 언제 공을 걷어낼지를 인식하기를 바랐다. 실수가 잦았지만 관중이 없었기 때문에 경기장 내에 이를 만류하는 야유도 들리지 않았다.

 

 랄프 하센휘틀 부임 이후부터 기록한 사우스햄튼의 패스맵에 나타났듯이, 골키퍼들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점유율에 더욱 눈에 띄게 관여했다. 특히 두 센터백과 연계가 활발했다. 

 

 

 

이제는 한 술 더 뜨기 시작했다. 올 시즌 포스터가 떠나고 가빈 바주누가 합류하면서, 스파크스와 사우스햄튼은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준비가 된 듯 보인다. 포츠머스에서 3번째 센터백처럼 포지셔닝을 했던 바주누의 영입으로 용감한 시도를 하게 됐다.

 

 바주누는 포츠머스에서 시즌 말미로 갈수록 그 포지셔닝을 줄였다. 하지만 사우스햄튼에서 뛴 경기를 보면 그가 다시 전진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20세 바주누는 현대의 골키퍼 역할을 수행할 때 고점이 더 높다고 여겨진다. 

 

 만약 사우스햄튼의 코칭스태프가 팀이 경기 중 '안정적 점유율'을 펼치길 기대한다면, 바주누나 맥카시는 박스 밖으로 나와 스위핑을 하거나 경기장의 가장 구석 스탠드로 공을 걷어내는 역할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팀이 공을 소유하는 동안 수비 라인에 맞춰 페널티 박스 밖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

 

 상대의 압박에 따라 위치하는 곳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사우스햄튼의 수비진이 공을 갖고 있을 때 골키퍼는 골대 한 쪽에 서서 패스 각을 만들 것이다. 만약 팀이 압박을 받는 경우, 골키퍼는 가운데에 위치해 두 센터백 사이의 앵커 역할을 수행한다.

 

 스파크스는 어떤 면에서 이 역할에 변화를 줬다. '골키퍼 시프트'는 맥카시나 바주누가 박스 밖으로 나와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센터백과 동일선상에 있도록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최근 사우스햄튼이 서드 지역에 다양성을 주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지난 모나코전, 맥카시는 리안코와 같은 선상으로 움직일 필요성을 깨닫는다. 그는 박스 바깥으로 전진한다. 동시에 잭 스티븐스(5번)는 측면으로 뒷걸음질 치며 잠깐이나마 레프트백 역할을 맡는다. 자연스럽게 4백 형태로 바뀌면서, 하센휘틀의 3-5-2가 다소 익숙한 포메이션처럼 느껴진다. 

 

 

 

 상대가 중원에 위치해 공이 미드필더에 도달할 때 압박을 가할 준비가 되었더라도, 맥카시와 바주누는 박스 바깥에 위치한다. 사우스햄튼은 새로운 3-5-2 포메이션에서, 후방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해 서드 지역으로 플레이하기를 희망한다. 덕분에 윙백들은 더욱 높은 곳으로 전진하고 두 명의 8번 롤(5-3-2에서 '3'의 양쪽 미드필더) 선수들은 중앙 부근으로 좁힐 수 있다. 결국 중앙에 패스 길이 생기게 된다.

 

 아래 모나코전 이미지를 통해 맥카시가 박스 바깥 왼쪽 부근에 자리 잡은 것을 볼 수 있다. 모나코가 빠르게 압박을 시도했음에도 말이다. 

 

 

 

 이날 맥카시는 짧은 패스 45번을 시도해 전부 성공시켰다. 옵타에 의하면 맥카시는 사우스햄튼 소속으로 이보다 많은 패스 횟수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물론 그가 6년간 구단에 있으면서 경기에 관여하는 빈도가 계속 증가했지만, 포지션 조정이 지금처럼 급격했던 적이 없다. 모나코전 전까지 맥카시가 가장 많은 패스를 했던 경기는 2020년 9월 팰리스전이었다. 당시 그는 27개의 짧은 패스를 기록했다.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났는지 나타난다.

 

 하센휘틀은 프리시즌 때 본지에 "이런 움직임 덕분에 압박에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센터백들이 적당한 시기에 공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우리가 노력했던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 새로운 전략으로 센터백들은 '유사 풀백'이 되어 양쪽으로 빠진다. 이론적으로 측면에 과부하가 생기도록 해준다. 상대 라인을 뚫는 패스를 하기 어려울 경우, 골키퍼가 직접 새로운 패스 옵션이 되어준다. 흥미롭게도 바주누가 맥카시보다 더 긴 패스 범위를 갖고 있어 포지셔닝에 영향을 준다. 맥카시는 대신 조금 더 전진된 곳에 위치한다.

 

 아래 예시에서, 스티븐스는 후방에 있는 맥카시에게 패스한다. 한편 리안코는 골키퍼와 동일선상에 있기 위해 내려가고 얀 발레리는 라이트백 포지션으로 이동한다.

 

 

 

이제 리안코가 가장 뒤에 위치한 선수다. 약 4초간 사우스햄튼은 4백에 가까운 대형을 갖추게 되었다. 

 

 

 사우스햄튼의 센터백들은 압박을 이겨내는 볼 전진 능력이 부족하다. 또한 야닉 베스터고르보다 속도가 빠를지라도 경기를 조립하는 그의 플레이스타일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하센휘틀이 골키퍼의 위치를 약간 수정한 것은 꽤나 유용할 수 있다.

 

 물론 위험도 따른다. 하지만 이 시프트는 필드 플레이어들에게 지속적으로 좋은 패스 옵션을 제공할 것이다. 사우스햄튼은 자신들이 올바르게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믿는다. 

 

300x25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