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축구 선수들이 너무 많은 경기를 뛰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파업을 고려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2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이건 "노동자 vs 고용주" 나 "우리 vs 그들" 이라는 대립 관계가 아니다.
실제로는 "그들끼리의 싸움" 이다.
이건 옳고 그름이 나뉘는 문제가 아니다. 이건 오히려 서로 동맹을 맺기도 하고, 떄로는 동맹 파기도 해가며 서로 동류인 이들이 각자의 입장과 이익을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상황을 훨씬 더 복잡하게 만든다.
모두가 자신들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긴 하지만, 탐욕과 이익을 위해 벌이는 흔한 진흙탕 싸움에도 불구하고 이건 실제로는 문제 될 것이 없는 일이다.
사람들과 이들을 대표하는 조직은 이기적이며 자신들의 입장을 견지할 것이다. 그리고 문제 없다.
이런 상황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면, 모두가 한 발 물러서서 타협에 도달하게 된다.
협상은 이런 식으로 진행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사실 하나는 명확한 해결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에 관한 많은 해결 방안이 있다.
물론 이 방안에는 누군가가 자신의 뭔가를 포기하는 것도 포함 될 수 있지만, 이것이 거래의 일부다.
여기서 핵심적인 부분은 무엇일까?
축구 선수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선수들의 0.01% 에 해당 되는 엘리트 축구 선수들은 모든 축구 비지니스를 상업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엘리트 축구 클럽에서 뛰고 있다.
왕좌의 게임
그리고 이 엘리트 클럽에 속한 선수들도 서로 분열 되어 있다.
로드리, 케빈 데 브라이너, 엘링 홀란드가 너무 과도한 경기수에 불평하는 것은 우리들 모두 공감할 수 있지만, 그들은 매일 동료인 비주전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 맨시티와 포르투갈 대표팀을 전부 통틀어서 34 경기 출전에 그쳤고, 선발 출전은 16회에 불과했던 마테우스 누네스 같은 선수들 말이다. 혹은 40 경기 (선발 26 경기) 인 1억 파운드의 남자 그릴리쉬 라던가.
이런 선수들은 아마도 몇 경기가 더 있기를 바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즐비하고, 컵 대회도 높은 단계까지 올라가는 맨시티에 대한 이야기다.
대부분의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20명 정도의 시니어 프로 선수들과 계약을 하고, 이들 중 대부분은 40경기 이상 출전하지 못할 것이다.
경기장에서 뛰지 못하면, 주목도 받지 못하게 되고, 커리어도 발전할 수 없다.
모든 축구 클럽들. 엘리트 리그의 엘리트 클럽들부터 보통 규모의 리그에 있는 야심찬 클럽, 이 글을 읽고있는 사람들이 들어보지도 못했을 무명의 클럽들.
이 모든 클럽들은 경기를 뛰고 싶어한다. 이것이 그들이 돈을 버는 방법이자 그들의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며, 클럽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무도 비정해 보이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기에 이걸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상위권 클럽에서 감독이 "로드리 뒤 주르" 를 지지하며 경기수가 너무 많다고 말해도 괜찮다.
한 사람이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이고, 다음 싸이클이 온다면 이건 잊혀질 것이다.
여러분은 왜 클럽 회장이나 CEO 가 경기수가 너무 많다고 앓는 소리를 하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는지에 대해 의아했던 적들이 있던가?
선수 노조도 이 모든 것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으며,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어디에서 비롯 되는 것인지를 알고 있다.
그리고 이곳은 미국이 아니기에 선수 노조와 구단 간의 단체협약 (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 은 없다.
선수 노조는 모든 레벨의 선수들을 대표하기 때문에, 선수 복지 문제를 강조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하는 동시에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20개의 팀이 겨루는 국내 리그가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들은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클럽 월드컵이 새로운 형식으로 변한 것과 그것으로 늘어난 경기수 등을 지적했다.
프리미어리그 같은 곳에서 하기에 딱 맞는 주장이다.
그들은 악역이 되고 싶지 않아하며, 당연히 국내 리그의 경기수를 줄이고 싶지 않아한다.
그것은 그들이 팬들에게 판매하는 상품이고, 이것을 통해 얻는 수익이 클럽에게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리 되면 FIFA 와 UEFA 가 악역이 되겠지만, 그들 역시 그들 나름의 주장을 가지고 있다.
이 대회들이 엘리트 축구선수들이 누리고 있는 부와 명성을 얻게 해주는 상업적 플랫폼을 제공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UEFA 에서 경기수를 늘린 것은 그 대회에 참여하는 클럽들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놀랍게도 클럽들은 더 많은 경기를 뛰기를 원했으며, 그것의 일환으로 클럽들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돈을 줄 수 있기에.
UEFA 와 FIFA 등의 여러 단체들이 이타주의적이고 돈을 주기를 좋아해서 이런다고 생각할 순진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선출된 리더를 지니고 있고, 그들에게는 돈을 벌고 그 돈을 주어야 할 동기가 있으며, 이 일을 잘 한다면 자신들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주주가 클럽과 연맹인 회사의 실질적인 CEO들이다.
이것이 축구 생태계의 현실이다.
하지만 이건 아무 문제 없다. 정말로 아무 문제도 없다.
여기에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하는 FIFA 와 UEFA 도.
어떤 선수는 너무 많이 뛰고, 어떤 선수는 너무 적게 뛴다고 걱정하는 선수노조도.
자신의 의지대로 기꺼이 거액의 계약을 체결하고도 일을 해야 한다며 불평하는 엘리트 선수들도.
거의 모든 돈이 주급으로 빠져나가고 있기에 최대한 돈을 벌기 위해, 일정이 허락 한다면 기꺼이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가서 투어를 하는 클럽들도.
모두가 자신들과 집단 구성원들을 챙기고 있으며 이는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만약 모두가 파업 같은 일종의 임계점을 맞이하게 된다면 그들 모두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간단한 해결책
이쯤 되면 다들 이 문제의 핵심이 "돈"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어떻게든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극단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대부분의 빅클럽들이 선수 주급으로 막대한 돈을 지출하다가 한계를 맞이했고, 이걸 가능한 모든 부분에서 돈을 벌어 손실을 최소화 하려고 애쓰고 있다.
즉 이것은 더욱 많은 경기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클럽이 지출하는 돈의 대부분이 선수 임금 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선수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경기수를 줄이는 대가로 임금을 삭감하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가 지난주에 이것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목표는 경기수를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경기수를 줄이게 된다면 선수들의 임금을 낮추는 것에 아무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본다"
매우 합리적인 출발점이다. 아마 이 문제의 해결책은 클럽들이 뛸 경기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과부하가 걸린 선수들의 경기수를 줄이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홀란드가 재계약을 하며 5년 4천만 달러 라는 조건이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홀란드의 에이전트는 이렇게 말한다.
"ㅇㅋ 엘링을 총경기의 80% 에만 출전 시키는 조건으로 그 중 80% 인 3200 만 달러를 받을게"
이리 해도 홀란드는 여전히 큰 부자일 것이다. 그는 여전히 상업적으로 큰 돈을 벌 것이다.
그는 자신의 건강을 더 수월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여전히 모든 중요한 경기에서 뛰게 될 것이다.
맨시티로 여전히 그를 마케팅해서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그를 중요한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과 같은 수의 경기, 지금과 같은 수익을 내면서 연간 800만 파운드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ㅇㅋ 물론 이 80% 공식이 선수의 몸을 지켜줄 가장 좋은 방안이 아닐 수도 있다.
여름에 선수들이 의무적으로 더욱 긴 시간을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1달에 7경기 이상은 하지 않게 제한을 거는 것일 수도 있다.
분 단위로 계산해서 출전 시간을 조절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선수들의 몸상태를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언급된 이 모든 것들일 수도 있다.
어쨌든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선수들이 입는 데미지를 완화할 방법은 있다.
항공 교통 관제사 부터 장거리 트럭 운전수 까지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의무적으로 주어지는 휴식 시간이 있다.
이것이 축구 선수들에게 적용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건 상식적으로 당연한 것이지만, 이 문제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
즉 과한 경기수에 시달리는 소수의 엘리트 선수들이 자신들의 상황이 특별한 것이며, 자신들이 이런 타협을 할 수 있는 능력과 힘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이상 우리는 이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타협점을 이른 시일 내에 찾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하는 정치적 계산과 점수를 따는 언행들, 미디어에서 하는 점수 따기 위한 발언들, 도덕적 판단 등으로 생기는 혼란을 헤쳐나가야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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