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가 고작 19살밖에 안됐단 건 쉽게 믿기 힘든 사실이다.
도르트문트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보여준 나이에 걸맞지 않는 활약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리버풀과 이적설이 난지도 벌써 몇 년은 된 것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벨링엄은 분명 리버풀의 레이더에 오랫동안 잡혀오고 있는 선수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실제로 리버풀은 선수를 커크비에서 진행되는 이틀치 구단 아카데미 훈련에 초청하기도 했었다.
당시 벨링엄은 버밍엄 U-11팀에서 뛰고 있었고, 결국 선수와 선수 가족은 리버풀에서 새 보금자리를 꾸리기보다는 살고있던 미들랜즈 지역에 잔류하는 걸 선택했다.
그러니 벨링엄은 이미 한번 놓친 물고기인 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방대한 리버풀 팬덤 사이에선 특히, 다가오는 몇 달간 이런 상황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희망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벨링엄은 차기 주장감으로 분류되는 선수다. 인터뷰하는 걸 보면, 겸손하고 열정적이며 친절한 사람이란 것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감 넘치고 심지가 굳으며,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도 또 한번 증명했듯 엄청난 재능을 가진 선수이기도 하다.
스투어브릿지 지역 태생으로 잉글랜드 대표팀 마크를 단 이 선수. 벨링엄은 지난 몇 시즌간 우리에게, 본인이라면 어느 팀에 속해있든 그 팀 중원을 10년은 거뜬히 먹여살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리고 거꾸로 10년 전, 벨링엄을 놓친 리버풀에겐 이제 그 때의 기억을 반복할만한 여유가 없다.
계속 나이가 들어, 이젠 보강이 절실히 필요한 중원진을 가진 팀에게 벨링엄은 더없이 적합한 선수다.
리버풀에선 케이타, 체임벌린, 밀너가 여름이 되면 모두 계약이 만료되고, 이들이 2023년 중 구단을 꺼난다고하면 구단에 남은 주축급 중원자원은 헨더슨, 티아고, 파비뉴, 존스, 엘리엇이 전부다. 세 명이 이탈한다면, 대체자원 수급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물론 바이체티치, 모튼처럼 기대가 되는 유망주들이 아카데미에서 올라오고 있긴 하지만, 이적시장을 적극공략하지 않는다면 중원의 무게감은 떨어져보일 것이다.
그리고 '완성형 미드필더'라는 수식어가 붙고있는 벨링엄이라면, 이런 리버풀에게 완벽히 들어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카타르에서, 벨링엄은 잉글랜드 대표팀의 대회 첫 득점이었던 이란전 득점을 직접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오픈플레이 상황에서 비롯된 대표팀 득점장면 중 거의 모든 장면에 깊게 관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헨더슨의 선제골을 도우며, 특별한 셀레브레이션을 합작했던 16강 세네갈 전 득점장면을 돌려보자.
득점장면에 앞서, 아래는 수비진영에서부터 전방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던 벨링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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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은 달려가는 벨링엄을 보고는, 파이널 서드 지역으로 패스를 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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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를 받은 벨링엄은 금방 세네갈 선수들에게 둘러쌓였지만, 중앙으로 볼을 찔러넣었고 헨더슨은 이를 큰 힘 들이지 않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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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선수의 '소화 가능 포지션'이 어디냐는 질문은 열린 질문에 가깝다.
일단 2020-21시즌부터 벨링엄은 도르트문트에서 대부분의 경기시간을 중원에서 보냈고, 이는 다시 수비형 미드필더와 보다 공격적인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물론 리그 기준 선수의 포지션별 출장시간 비율을 보여주는 아래 자료에서 알 수 있듯, 우측면과 좌측면도 소화 가능한 벨링엄이다.
선수의 멀티성은 월드컵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란과 미국 전에서, 우측 중앙 미드필더로 대회를 시작해 라이스와 딥라잉, 더블 피보테를 이뤘던 벨링엄은 이후 경기부터는 좌측 중앙 미드필더로 출장해 대회를 마쳤고, 그 위치에서도 자연스러운 활약을 그대로 보여줬다.
분데스리가에 입성했던 2020-21시즌부터 지금까지, 벨링엄의 출장시간을 보면 그 이유를 잘 알 수 있다. 이미 벨링엄은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전 대회 도합 100경기 이상을 뛰었는데, 이는 선수의 나이대를 고려해보면 실로 놀라운 기록이다.
올 시즌 벨링엄은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공수양면에서 팀에 기여를 하고있다.
스마터스카우트 (smarterscout) 데이터로 추산한 벨링엄의 상대 볼 전진 제한 (Defensive Impact) 지표 점수는 99점 만점에 89점이다. 벨링엄이 수비 행위를 통해, 상대의 볼 전진을 제한하고 턴오버를 유발하는 선수임을 보여주는 점수다.
볼운반 및 드리블 지표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점 (99/99점)을 받았다. 이는 벨링엄이 기회가 생기면 상대선수를 제치고 전방으로 볼을 몰고가려한다는 걸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벨링엄은 볼을 달고 뛰는 걸 좋아하는 선수고, 또 실제 그런 플레이를 시도했을 때 성공률도 굉장히 좋다.
볼을 간수하는 역량도 마찬가지다. 99점 만점에 90점, 벨링엄이 볼 소유권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를 강조하는 높은 점수다. 벨링엄이 볼을 뺏기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다음은 공격 지표다. 위 피자차트의 푸른색 부분인데, 딱 봐도 거의 다 채워진 모습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벨링엄의 슛 선호 성향은 점수 (96/99점)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해당 지표는 전체 볼터치 횟수 중에 슛을 얼마나 자주 시도하는지를 점수화한 것이다.
벨링엄처럼 득점력을 갖춘 미드필더라면, 더 브라위너가 있겠다. 하지만 더 브라위너가 제라드 스타일의 묵직한 중거리포를 쏘는 선수라면, 벨링엄은 기민한 움직임을 통해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 슛을 시도하는 경우가 잦은 선수다.
슛 창출을 통한 기대득점값 (97/99점)과 볼 전진을 통한 기대득점값 (98/99점) 점수 또한 수비형 미드필더로 분류된 선수들 가운데에선 최고 수준이며, 이는 팀 공격작업의 출발 지점이 되었든 마무리 지점이 되었든 선수가 이에 얼마나 많이 관여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결국 벨링엄이란 선수를 특별하게 만드는건, '만능'이라는 부분이다. 거기다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는 특히 더 빛나기도 한다. 뛰어난 볼 컨트롤 실력과 플레이의 창의성을 갖춘 채 본인 클래스를 뿜어내는 이 선수를 그 어느 팀이 원치 않겠는가. 리버풀에겐 완벽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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