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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축구

[디 애슬레틱] 리버풀은 진정할 필요가 있다.

by 집도리1 2025.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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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로버트슨은 손을 들어 콥 스탠드에 진정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리버풀 왼쪽 수비의 터줏대감이 경기 종료 15분을 남기고 알리송에게 백 패스를 건네자 안필드의 집단적인 불안감이 짜증 섞인 반응으로 드러났다.
 
프리미어 리그 선두 리버풀이 일요일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경기에서 2-1의 근소한 스코어로 승리를 챙기는 내내 관중석의 분위기는 긴장과 우려, 맹목적인 패닉 사이에서 계속 오르내렸다.
 
그리고 불안감은 전염성이 있다. 경기 마무리 단계에서 알리송은 잡을 수 있는 크로스를 펀칭했고,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는 별다른 압박이 없는 상황에서 부주의하게 소유권을 잃었으며, 평소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라이언 흐라벤베르흐도 볼을 크게 잘못 처리하며 클리어링에 실패했다.
 
교체 투입된 엔도 와타루가 로버트슨의 수비를 돕기 위해 달려들어 추가시간에 프리킥을 얻어내자 마치 득점을 한 것처럼 축하를 받았다. 몇 초 후, 안도감이 안필드를 덮었다. 주장 버질 반 다이크는 무릎을 꿇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일요일 경기의 파이널 휘슬이 울리자 반 다이크가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이번 승리로 아르네 슬롯의 팀은 다시 아스날을 7점 차로 따돌리게 되었지만, "Liverpool, top of the league"라는 구호는 그다지 열광적으로 울리지 못했다.
 
오는 5월 25일, 리버풀의 응원가가 멈출 때 그들이 지금처럼 1위를 지키고 싶다면, 이런 퍼포먼스를 더 이상 보여줘서는 안된다는 사실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뒤에서 네 번째 위치에 있는 울브스보다 더 나은 팀을 만났다면, 리버풀은 후반전에 실수로 가득 찬 수비의 대가를 치르게 되었을 것이다.
 
슬롯은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이 들어왔을 때 조금 실망한 느낌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시즌 내내 선수들이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쳐왔는지를 알기에, 그들은 오늘 경기가 최고의 경기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다지 행복해 하지는 않았죠."
 
"저는 이번 승리가 토트넘을 4-0(이달 초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에서 4-0으로 승리하며 합계 점수에서 앞섰던 것)으로 이긴 것보다 더 큰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시즌 동안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좋은 축구를 해내는 것이 그 성공의 기초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경기를 이겨낼 수 있는 정신력이 없다면, 결코 무언가를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수요일 에버튼과의 경기 후에 선수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좌절했습니다. 무승부는 매우 어려운 결과였죠. 우리는 그 경기에서 승리를 얻지 못했지만, 오늘은 하나를 얻었습니다."
 
일요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슬롯이 구디슨에서 열린 마지막 머지사이드 더비 매치를 얼마나 많이 언급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웠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98분 제임스 타코우스키의 동점골이 미친 영향이 그에게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10경기 동안 이어진 골 가뭄을 끝낸 루이스 디아스와 늘상 페널티킥을 전담하는 모하메드 살라의 득점으로 하프 타임 전까지 리버풀은 비토르 페레이라의 팀을 2-0으로 따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후반전에 상대팀이 리버풀에게 맞서자 그들은 불안정해 보였다. 믿음이 무너졌다. 살라가 골을 넣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고, 사이먼 후퍼 주심이 존 브룩스에게 퇴장을 주며 페널티킥을 선언했으나 디오고 조타의 리액션이 제대로 뒤집힌 직후, 마테우스 쿠냐가 감아차는 득점을 성공시켜 1골차 승부가 이어졌다.
 
홈 팀 리버풀의 선수들은 평정심을 잃었고 경기가 끝날 때 까지 그것을 회복하지 못했다.
 
 

안필드에서 경기 막판까지 불안감을 불러일으킨 쿠냐
 
 
슬롯은 "오늘 우리가 실점한 이후,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약간 ‘오’ 하는 분위기가 나왔던 것을 여러분도 보셨을 겁니다. 마지막 순간에 에버튼을 상대로 실점했던 것이 우리 머릿속에 조금 남아 있었죠."라고 말했다. "그것이 또한 우리가 수요일에 팀으로서 그렇게 분노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는 2-0 스코어를 3-0으로 벌리기 위해 득점을 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오프사이드 판정은 완전히 올바른 판정이었습니다. 그 이후 페널티킥을 얻었다고 생각해서 3-0이 되리라 봤지만, 다시 한 번 VAR이 올바른 판정을 내렸고 그 결정이 뒤집어졌습니다.
 
"그런 다음 바로 실점하여 2-1이 되는 상황은 정신을 잡기가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축구에서 승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모 살라가 있잖아,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가 항상 널 위해 골을 넣어 줄 텐데.'라고 말하겠지만 아니죠. 한 시즌에 겪게 되는 모든 상황들을 고려한다면 3일마다 승리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승리는 매우 힘겨운 한 주를 앞두고 챙긴 중요한 승리입니다. 우리가 같은 정신력을 보여주되, 공을 다루는 측면에선 조금 더 나은 경기를 펼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슬롯에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항상 보란듯이 승리할 수는 없다. 수요일 아스톤 빌라 원정과 일요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리버풀은 중요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 그 두 팀은 분명히 울버햄튼이 그랬던 것처럼 리버풀을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그 저주받은 후반전에 도대체 리버풀이 보여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Opta의 기록 측정이 시작된 2003-04 시즌 이후 처음으로, 리버풀이 안필드에서 치른 리그 경기의 한 하프 동안 단 한 개의 슛도 시도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기의 흐름은 두 팀의 기대 득점(xG)을 추적하는 아래 그래프에 그대로 요약되었다.
 
 


이번 시즌 리그 25경기에서 단 5승만을 거둔 울버햄튼은 리버풀이 후반전 슈팅 0개를 기록하는 동안 10개의 슈팅을 가져갔으며, 상대 박스 내 터치는 리버풀이 3회에 그치는 동안 20회를 가져갔다. 또한 기대 득점(xG) 수치에서 리버풀이 0을 기록하는 동안 1.11의 수치를 남겼고, 리버풀은 전반전 53%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후반전에는 46%의 점유율만을 기록했다.
 

 

리버풀이 보여준 전후반의 다른 두 얼굴

 



로버트슨은 8번의 경합 중 단 2차례 승리에 그침과 동시에 소유권을 18회나 잃으면서 또 다시 힘겨운 경기를 해야했다. 반대편 풀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는 전반전에 빠르게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리버풀의 미드필더진도 경기의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라이언 흐라벤베르흐(11회), 알렉시스 맥알리스터(7회), 그리고 도미닉 소보슬라이(10회)는 경기 내내 총 28회나 볼 소유권을 잃어버렸고, 이로 인해 울버햄튼은 리버풀 수비진의 느슨한 패스를 계속해서 압박하며 후반전에 수차례 역습을 전개할 수 있었다.
 
 



리버풀은 골키퍼 알리송의 놀라운 선방 덕분에 실점을 면할 수 있었다. 그는 마샬 무네치의 슛을 막아내며 팀을 구했고, 이후 무네치는 교체 투입된 자렐 콴사의 결정적인 태클에 의해 또 한 번 득점에 실패했다. 리버풀 아카데미 출신의 콴사는 하프타임에 이브라히마 코나테를 대신해 들어왔다. 슬롯은 경고를 받은 코나테가 퇴장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그를 교체했다.
 
콴사, 엔도, 그리고 코너 브래들리의 투입은 분명 팀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다윈 누녜스는 디오구 조타를 대신해 들어왔음에도 공격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데 실패했다. 우루과이 공격수는 8개의 패스 중 단 4개만을 성공시켰고, 5번의 경합 중 단 2번만을 승리했으며, 경기 막판에는 오히려 문제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슬롯은 "오늘 여러분은 자렐과 와타(엔도 와타루) 같은 선수들이 이 팀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다면 모(살라)나 루쵸(디아즈)의 득점이 필요하지만, 팀이 의지할 수 있는 선수들도 분명 필요한 법입니다."
 
"자렐은 (시즌 개막전) 입스위치와의 경기에서 교체된 후 조금 힘든 시간을 보냈죠. 특히 그 후의 두세 경기에서 고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전의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리버풀이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2020년, 그들은 위르겐 클롭 감독 체제에서 30년의 기다림을 끝낸 리그 우승을 제대로 축하할 수 없었다. 전 세계를 강타한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공식 행사가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번 시즌, 그들은 그에 걸맞은 모든 기쁨을 누리고 싶어 한다.
 
그러나 만약 리그 마지막 11경기 중 7경기를 홈에서 치르는 것이 진정한 이점이 되려면, 안필드의 분위기는 어제처럼 불안감으로 가득 차서는 안 된다.
 
“즐깁시다”라며 이 리그 경쟁에 대해 반 다이크는 메세지를 던졌다. 그러나 이번 일요일 경기에서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그저 경기를 견디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팬들과 선수들 모두 긴장을 풀고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우승을 목전에서 놓쳤던 고통스러운 기억 속에 얽매여 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시즌에는 끈질기게 추격해오는 맨체스터 시티의 압박을 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이번 울브스와의 경기에서 안필드의 분위기는 너무 긴장으로 가득차 있어서 5월이 아닌 2월 중순의 경기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리버풀은 수요일에 승리할 경우 승점 10점 차로 선두를 달릴 수 있다.
 
지금은 자신을 의심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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